1995년에 개관한 도요타시 미술관은 한 분 한 분의 관람객이 작품과 대화하고, 개별 작품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장소가 되어드릴 것을 목표로 전시 및 교육 보급 활동에 힘써 왔습니다. 미술관 건물은 미술관 건축으로 잘 알려진 다니구치 요시오가 설계하였으며, 정원은 미국의 조경가인 피터 워커가 담당하였습니다. 작품 감상은 물론, 건축과 정원을 포함한 미술관 전체를 몸소 체험하고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건축가・다니구치 요시오
1937년 도쿄 출생. 1960년 게이오기주쿠대학 공학부 졸업. 1964년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건축학과 졸업. ‘단게겐조 도시건축설계연구소’를 거쳐 1975년에 독립. 주요 건축으로 마루가메시 이노쿠마 겐이치로 현대미술관(MIMOCA, 1991년), 도쿄국립박물관 호류지보물관(1999년), 뉴욕현대미술관 리뉴얼관(MoMA, 2004년), 교토국립박물관 헤이세이지신관(2014년) 등. 일본건축학회상 (2회), 요시다이소야(吉田五十八)상, 다카마쓰노미야 전하기념 세계문화상(高松宮殿下記念世界文化賞) 등 다수 수상.
일상의 부산함과 거리를 두기 위하여, 미술관은 바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구부러진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차츰 그 전모를 드러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언덕 위의 고저차를 살려 배치된 유백색의 불투명 유리와 황록색의 슬레이트로 이루어진 직방체의 건물이 드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입구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거대한 건물과는 대조적인, 정방형 모양의 벽에 가려진 절제된 형태의 출입문이 나타납니다. 관람객은 여기서 다시 한 번 본래의 신체감각으로 돌아가 미술작품과 마주할 준비를 합니다.
낮고 어둑어둑한 출입문을 들어서면 우측에는 기획전시실이, 좌측에는 훤히 트인 밝은 공간이 위치하고 있으며, 계단을 오르면 한층 크고 밝은 전시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니구치는 밝고 개방적인 공간에서 작은 전시실로 이동했다가 다시 탁 트인 밝은 공간으로 나오게 되는, 빛의 변화의 시퀀스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전시실은 공간의 구조나 재질을 달리 하여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관람객은 전시실을 차례로 돌아보며 건물의 개구부 및 창문 너머로 매번 새롭게 펼쳐지는 광경을 통해 끊임없이 감각을 쇄신하게 됩니다.
2층의 커다란 연못의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미술관의 풍경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드넓게 펼쳐진 연못은 주변의 경치를 물결 위에 비추며 파사드와 미술관 건물의 기하학적인 구조를 한층 두드러지게 합니다. 또한 석양 무렵 유백색의 큐브가 발하는 빛은 마치 랜턴 불빛처럼 수면 위로 퍼져 나갑니다.
조경가
피터 워커
193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조경가. 일본 국내의 작품으로는 건축가 아라타 이소자키와 공동 설계한 하리마 과학공원도시계획 및 타운파크, 다니구치 요시오와의 합작한 마루가메역 앞 광장 등이 있습니다. 또한 뉴욕 911 메모리얼 파크 (2011년)의 쌍둥이 빌딩이 붕괴된 자리에 만들어진 거대한 인공호수는 많은 이들의 명상적 추모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2단으로 이루어진 정원은 원과 사각, 기하학과 부정형과 같은 대립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단에 있는 연못 바닥 및 정원에는 띠무늬가, 하단 정원에는 잔디와 자갈로 이루어진 바둑판 무늬가 형성되어 있으며 그 기하학적인 무늬들을 비켜 가듯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완만한 경사로 펼쳐지는 슬로프와 긴 돌길은 정원의 원근감을 강조하며 평온하게 펼쳐지는 공간을 돋보이게 합니다. 이곳은 구 고로모 번(挙母藩, 현재의 도요타시) 의 ‘시치슈죠 성(七州城)’이 있던 장소로, 현재도 미술관 부지 일부에는 복원된 시치슈죠 성의 망루가 남아 있습니다.